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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춤 좀 추고 올게
춤을 수업이 아니라 일상으로 옮기는 프로그램
'잠깐만 춤 좀 추고 올게.' 프로그램 이름이자, 이 수업이 아이들에게서 듣고 싶었던 문장이다.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마포문화재단 꿈타래엮기 예술프로젝트. 용강초, 신석초, 마포초, 성원초의 3학년과 5학년, 홍대부속여자중학교 2학년이 참여했다. 한 반은 16명에서 22명, 마포초는 다섯 반 112명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ARTPIE가 기획하고 무용을 전공한 강사 다섯 명을 보냈다.
목표는 춤을 잘 추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춤을 어렵지 않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왜 첫 시간에는 춤을 가르치지 않는가
여덟 회차 커리큘럼의 첫 시간은 '몸의 이해'다. 자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만져 보며 어디까지 움직이는지 알아본다. 둘째 시간은 '움직임의 놀이'. 팔 흔들기, 앞구르기처럼 놀이에 가까운 동작으로 몸 쓰는 일이 재미있다는 것부터 느끼게 한다.
소리는 셋째 시간에 붙는다. 유행하는 밈과 짤, 유행어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그 소리에 맞춰 움직여 본다. 넷째 시간 '소리+움직임=춤'에서 아이들은 자기가 하던 것이 이미 춤이었다는 것을 안다.
순서를 이렇게 짠 이유는 하나다. 첫 시간에 안무부터 꺼내면 못 따라오는 아이가 그 자리에서 생기고, 그 아이에게 춤은 오래 어려운 것으로 남는다.
교육이 아니라 놀이라고 부르는 이유
성과보고서에 적힌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예술을 수업이 아닌 하나의 놀이로 다가가는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스스로를 놀이라고 부르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아이들이 직접 안무를 유추해 보게 한다. 강사가 만든 동작을 받아 적는 대신, 다음에 무엇이 올지 함께 생각한다. 참여가 늘면 진도는 느려지지만, 자기가 만든 동작은 잊지 않는다.
안무는 1분 내외로 짧게 짠다. 외우기 쉬워야 혼자서도 꺼내 출 수 있고, 숏폼에 익숙한 아이들의 호흡과도 맞는다. 수업은 매번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시작한다. 성장기 아이들이라 부상을 막는 것이 먼저다.
쉬는 시간에 추면 성공이다
이 프로그램이 됐는지 안 됐는지는 수업 안에서 판정되지 않는다. 성과보고서에 남은 문장은 이렇다. 회차가 지날수록 소극적이던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춤을 추게 되었고,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자율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
교실에서 배운 것을 교실 밖에서 꺼내 쓰기 시작한 순간이다. 수업 시간에 잘 따라 하는 것보다 이쪽이 어렵고, 처음부터 이쪽이 목표였다.
일곱째와 여덟째 시간에는 그동안 춘 춤을 영상으로 찍는다.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찍는다. 첫 촬영에서 빠졌거나 서툴렀던 학생이 두 번째에 다시 서면, 카메라 앞에 서는 일도 익숙한 것이 된다.
안 된 것도 적어 둔다
보고서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도 적혀 있다. 회차가 부족해 놀이가 아니라 수업으로 진행한 시간이 있었고, 참여를 끌어내다 보니 진도가 밀렸다. 아이들과 함께 숏폼을 찍으려던 계획은 시간이 모자라 접었다.
진도를 지키면 참여가 줄고, 참여를 지키면 진도가 밀린다. 이 프로그램은 후자를 택했다.
학교마다 시간표도 달랐다. 용강초는 8월 방학 중 나흘, 하루 네 시간씩. 신석초와 성원초는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한 번 두 시간씩. 홍대부속여중은 11월 4일 하루, 6교시와 7교시를 붙여 한 회로 끝냈다. 같은 커리큘럼이라도 학교가 내줄 수 있는 시간에 맞춰 회차를 접고 폈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길을 걷듯, 춤도 마음먹지 않고 출 수 있으면 된다.
ARTPIE가 맡은 범위
기획 — 8회차 커리큘럼 '잠깐만 춤 좀 추고 올게' 설계 강사 — 무용 전공 강사 5인 파견, 학교별 배치 운영 — 학교 5곳 시간표 조율, 회차별 운영 일지·출강확인서 결과 — 안무 영상 촬영, 성과보고서 제작
